Sweeter than Honey | 말씀곱씹기 단맛이 날 때까지/사무엘상 [새 시대를 여는 사람]

사무엘상 25장 1-35절

Apis 2023. 3. 11. 08:00

1 사무엘이 죽었다. 온 백성이 장례식에 와서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그는 고향 라마에 묻혔다. 한편, 다윗은 다시 이동하여 이번에는 마온 광야로 갔다.

4-8 변경에 있던 다윗은, 나발이 양털을 깎는다는 말을 듣고 젊은이 열 명을 보내며 지시했다. “갈멜로 가서 나발을 찾아가거라. 내 이름으로 그에게 이렇게 문안하여라. ‘평안을 빕니다! 당신에게 생명과 평안이 있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집안에도 평안, 이곳에 있는 모든 이에게도 평안이 임하길 빕니다! 양털을 깎는 철이라고 들었습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것입니다. 당신의 목자들이 우리 근처에서 야영할 때 우리는 그들을 해치지 않았습니다. 우리와 함께 갈멜에 있는 동안에도 그들은 잃은 것이 없습니다. 당신의 젊은 목자들에게 물어보면, 그들이 말해 줄 것입니다. 나는 당신이 내 부하들에게 아량을 베풀어 잔치 음식을 좀 나누어 주었으면 합니다! 무엇이든 내키는 대로 당신의 종들과 당신의 아들인 나 다윗에게 베풀어 주십시오.’”
9-11 다윗의 젊은이들이 나발에게 가서 그의 메시지를 그대로 전했다. 나발은 그들에게 호통을 쳤다. “다윗이 누구냐? 도대체 이새의 아들이란 자가 누구냐? 요즘 이 땅에는 도망친 종들이 수두룩하다.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자들에게 좋은 빵과 포도주와 양털 깎는 자들에게 주려고 잡은 신선한 고기를 줄 것 같으냐? 어디서 굴러왔는지도 모르는 자들에게 말이냐?”
12-13 다윗의 부하들이 거기서 나와 다윗에게 돌아가서 나발의 말을 전했다. 다윗이 “너희 모두 칼을 차라!” 하고 명령하니, 그들 모두가 칼을 찼다. 다윗과 그의 부하 사백 명이 길을 떠났고, 이백 명은 뒤에 남아 진을 지켰다.

20-22 아비가일이 나귀를 타고 골짜기로 내려가고 있는데, 마침 다윗과 그의 부하들이 맞은편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그 길에서 마주쳤다. 다윗이 막 이렇게 말하고 난 뒤였다. “광야에서 그 자의 모든 소유를 지켜 주어 재산을 하나도 잃지 않게 한 것이 모두 헛된 일이었다. 결국 그가 내게 모욕으로 갚지 않는가. 모욕도 이런 모욕이 없다! 내가 내일 아침까지 나발과 그의 못된 무리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살려 둔다면, 하나님께 어떤 벌이라도 받겠다!”
23-25 아비가일은 다윗을 보자마자, 나귀에서 내려 그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경의를 표했다. “내 주인이시여, 모두가 제 잘못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을 허락해 주시고, 제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그 잔인한 사람 나발이 한 일에 마음 쓰지 마십시오. 그는 자기 이름처럼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나발은 바보라는 뜻입니다. 그에게서는 미련함이 흘러나옵니다.
25-27 주인께서 보내신 젊은이들이 왔을 때, 제가 그 자리에 없어 그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주인이시여, 하나님께서 살아 계심과 당신이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합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보복 살인을 하지 못하도록 당신을 막으신 것입니다. 당신의 원수들, 곧 내 주인님을 해치려는 모든 자는 나발처럼 되기를 원합니다! 이제 당신의 여종이 주인께 가져온 선물을 받으시고, 주인님의 뒤를 따르는 젊은이들에게 나누어 주십시오.
28-29 저의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내 주인님 안에서 일하시고, 견고하고 확실한 통치를 세우고 계십니다. 내 주인님은 하나님의 싸움을 싸우고 계십니다! 주인께서 사시는 날 동안에는 어떤 악도 주인께 달라붙지 못할 것입니다.

누가 당신의 길을 막고
당신을 그 길에서 밀어내려 한다면,
이것을 아십시오. 하나님이 높이시는 당신의 생명은
하나님이 지키시는 생명 주머니에 꼭 싸여 있다는 것을.
그러나 당신 원수들의 생명은
물매로 돌을 던지듯 내던져질 것입니다.

30-31 하나님께서 내 주인께 약속하신 모든 선을 이루시고 주인님을 이스라엘의 통치자로 세우실 때에, 내 주인님의 마음속에는 보복 살인으로 인한 무거운 죄책감은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내 주인님을 위해 일이 잘되게 하시거든,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32-34 그러자 다윗이 말했다. “하나님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찬양받으소서. 하나님께서 그대를 보내어 나를 맞이하게 하셨소! 그대의 분별력에 복이 임하기를 빕니다! 나를 막아 살인하지 못하게 하고, 또 이렇게 앞장서서 나를 찾아와 준 그대를 축복하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소! 그대를 해치지 못하게 나를 막으신 하나님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오. 그대가 이렇게 급히 와서 나를 막지 않았다면, 아침에 나발에게 남은 것은 시체뿐이었을 것이오.”
35 다윗은 그녀가 가져온 선물을 받고 말했다. “평안히 집으로 돌아가시오. 그대의 말을 잘 알아들었으니, 그대가 요청한 대로 행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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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싸워야 할 대상은

우리가 싸움에서 이기려면 제일 먼저 내가 누구와 싸워야 하는지, 무엇과 싸워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모든 힘을 쏟아내 싸웠는데, 싸워야 할 대상이 잘못됐다면 결코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의 믿음의 싸움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누구와 싸워야 하는지, 무엇을 향해 내 온 힘을 다해 맞서야 하는지를 모른다면 우리는 믿음의 승리를 누릴 수 없습니다. 다윗은 사울에게 쫓기면서도 이 사실을 분명히 알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쫓는 사울을 살려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 하였으니… 다윗은  자신을 쫓는 사울이 아니라 내 안의 악과 싸워 이기는 자가 되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악과 싸우며 선을 행하였지만, 다윗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아직까지 광야에 숨어 지내야 했고, 편안히 쉬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은 오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자신의 후원자였던 사무엘의 죽음을 전해 들었지만, 장례에 참여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 세상에 자신 홀로 버려진 것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간을 보내면서도 다윗은 선을 행하였습니다. 주변의 한 부자를 도와 그의 목자들과 양 떼를 보호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부자 목축업자인 나발이 양털을 깎는 날, 다윗은 사람을 보내어 음식을 청합니다. 양털을 깎는 것은 농부의 추수같이 풍성한 잔치가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발은 다윗을 모욕했습니다. 자신은 다윗처럼 쫓겨 도망 다니는 이는 상종하지 않는다며, 다윗을 향해 자신의 주제도 모르고 들이댄다고 비난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다윗은 600명 중 400명을 무장시켜서 나발을 징계하러 길을 나선 것입니다. 선을 악으로 갚은 나발에게, 악을 악으로 응징하려고 일어선 것입니다. 분명 악을 행하는 자가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다윗이지만, 어느 순간 마음의 끈이 끊어지고 분노에 몸을 맡겼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다행으로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이 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래서 아비가일은 서둘러 음식을 챙기고 달려가 다윗을 막아섭니다. 다윗의 발 앞에 엎드려 다윗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을 간청합니다.

아비가일은 다윗이 친히 원수 갚는 일을 멈추어 달라고 간청합니다. 다윗이 지금까지 하나님 앞에서 선을 행하려 해 왔던 노력들을 상기시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다윗을 지키시고,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우실 것임을 확인해 줍니다. 그러면서 이어 말하기를 그렇게 하나님의 때가 되어 이스라엘 앞에 서게 되었을 때, 지금 행하는 보복행위가 얼마다 다윗에게 후회스러운 일이 될지를 생각해 보라고 권합니다. 이런 아비가일의 간곡한 애원은 다윗을 다시 다윗으로 돌려놓았습니다. 분노에 사로잡혀 잃어버렸던 다윗의 모습을 다시 회복시킨 것입니다.

훗날 다윗이 남긴 시에는 이런 그의 경험이 녹아있습니다.
시편 37편에서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새 번역입니다.

악한 자들이 잘 된다고 해서 속상해하지 말며, 불의한 자들이 잘 산다고 해서 시새워하지 말아라
그들은 풀처럼 빨리 시들고, 푸성귀처럼 사그라지고 만다
주님만 의지하고, 선을 행하여라.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성실히 살아라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 주님께서 네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신다
네 갈 길을 주님께 맡기고, 주님만 의지하여라.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너의 의를 빛과 같이, 너의 공의를 한낮의 햇살처럼 빛나게 하실 것이다
잠잠히 주님을 바라고, 주님만을 애타게 찾아라.
가는 길이 언제나 평탄하다고 자랑하는 자들과, 악한 계획도 언제나 이룰 수 있다는 자들 때문에 마음 상해하지 말아라
노여움을 버려라. 격분을 가라앉혀라. 불평하지 말아라. 이런 것들은 오히려 악으로 기울어질 뿐이다

오늘 나의 삶에 싸워야 할 대상을 바로 보는 은혜가 임하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감정에 사로잡혀 내가 싸워야 할 대상을 잘못 선택하는 어리석음에서 떠나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나의 싸움이 혈과 육이 아니라, 내 욕심과 내 마음 내 생각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나와 내 주변을 돌며 삼킬 기회를 엿보는 어둠의 권세 악한 마귀를 대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시간 내가 읽는 말씀이, 내게 부어주시는 은혜가  다윗에게 들려진 아비가일의 목소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 음성을 통하여 잘못 정한 분노의 대상을 바꾸고, 잃어버린 나의 선한 의지가 회복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