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잠시 후에 다윗이 굴 입구에 서서 사울을 불렀다. “내 주인인 왕이시여!” 사울이 뒤돌아보았다. 다윗은 무릎을 꿇고 공손히 절했다. 그리고 큰소리로 말했다. “왕께서는 어째서 ‘다윗이 왕을 해치려 한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십니까? 오늘 하나님께서 왕을 내 손에 넘겨주셨음을, 지금 왕의 눈으로 보고 계십니다. 부하들은 내가 왕을 죽이기를 바랐으나,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내 주인을 내 손으로 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내 아버지여, 이것을 보십시오. 내가 베어 낸 왕의 옷자락입니다. 나는 왕을 베어 죽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여기 증거를 보십시오! 나는 왕을 대적하지 않습니다. 나는 반역자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왕께 죄를 지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왕께서는 나를 죽이려고 쫓아다니십니다. 우리 중에 누가 옳은지 판단해 보십시오. 하나님께서 내 원수를 갚아 주실지라도, 그것은 그분의 일이지 나의 계획이 아닙니다. 옛말에 ‘악한 자에게서 악한 행동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내 손으로 절대 왕을 해치지 않을 테니 안심하십시오.
14-15 이스라엘의 왕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계신 것입니까? 누구를 쫓고 계십니까? 죽은 개요 벼룩 아닙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의 재판장이십니다. 누가 옳은지 그분께서 판단하실 것입니다. 그분께서 지금 굽어보시고 당장 판단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나를 왕에게서 해방시켜 주시면 좋겠습니다!”
16-21 다윗이 말을 마치자, 사울은 “이것이 정녕 내 아들 다윗의 목소리냐?” 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크게 울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너는 옳은데, 나는 그렇지 않구나. 너는 내게 많은 선을 베풀었는데, 나는 네게 악을 쏟아부었다. 이번에도 너는 나를 너그러이 대했다. 하나님께서 나를 네 손에 넘겨주셨는데도 나를 죽이지 않았다. 왜 그랬겠느냐? 제 원수를 만난 사람이 그를 축복하며 그냥 보내겠느냐? 하나님께서 네가 오늘 내게 한 일을 보시고 네게 복에 복을 더하시기를 빈다! 네가 왕이 되어 다스릴 것을 이제 나는 의심치 않는다. 이스라엘 나라는 이미 네 손안에 있다! 이제 너는 내 집안사람들을 다 죽이거나 명부에서 내 이름을 없애지 않겠다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약속해 다오.”
22 다윗이 사울에게 약속했다. 그러자 사울은 집으로 돌아갔고, 다윗과 그의 부하들은 광야에 있는 그들의 피난처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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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와 회개는 어떻게 다른가?
다윗은 자신 앞에 무방비로 모습을 드러낸 사울을 살려주었습니다. 자신과 함께 한 이들에게도 그를 해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울이 굴에서 나가 얼마쯤 갔을 때, 다윗은 자신도 굴에서 나가 그 사울을 불러 세웁니다. 그리고 사울에게 지금 있었던 상황을 말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다윗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께서는 나와 왕 사이를 판단하사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왕에게 보복하시려니와 내 손으로는 왕을 해하지 않겠나이다 그러면서 다윗은 자기의 결심을 속담을 가져와 다시 설명합니다.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 하였으니 내 손이 왕을 해하지 아니하리이다.
다윗은 지금 도망자의 신분으로 광야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 다윗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그 어떤 이유로도 지금 누리는 은혜를 훼손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이 은혜를 더 풍성히 더 깊이 누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은혜를 훼손하고 은혜에서 자신을 끊게 될 [악]은 그 모양도 따르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하나님을 바라보며 절실함으로 이렇게 외치는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재판장이 되어 나와 왕 사이에 심판하사 나의 사정을 살펴 억울함을 풀어 주시고 나를 왕의 손에서 건지시기를 원하나이다] 이것은 사울을 향한 외침이지만, 실상은 하나님을 향한 부르짖음입니다. 그래서 사울에게 구하는 내용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울에게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직 하나님을 향한 탄원뿐입니다.
이런 다윗의 마음은 사울에게도 전해집니다. 다윗이 어떻게든 악을 행치 않으려는 마음이, 결코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자신을 적대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느껴진 것입니다. 그 절실한 다윗의 음성은 사울에게도 전하여졌습니다. 그래서 사울은 다윗을 향해 내 아들 다윗아… 이렇게 부르며 목놓아 울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이 상황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나는 너를 학대하되 너는 나를 선대하니 너는 나보다 의롭도다 / 네가 나 선대한 것을 오늘 나타냈나니 여호와께서 나를 네 손에 넘기셨으나 네가 나를 죽이지 아니하였도다.
사울은 여기에 더해 이렇게 고백합니다. 오늘 내게 행한 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서 네게 선으로 갚으시기를 원하노라.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이렇게까지 말합니다. 나는 네가 반드시 왕이 될 것을 알고 이스라엘 나라가 네 손에 견고히 설 것을 아노니…. 분명 사울에게 다윗의 진심으로 인해 시작된 감동이 있었습니다. 이제 분명하게 사실관계를 깨닫고,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인정한 것처럼 보입니다. 심지어 다윗에게 자신의 후손을 부탁하고 몸을 돌이켜 돌아갔다고 말씀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사울의 회개가 아니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어가면 다른 사건이 기록된 25장을 지나 26장에서 사울은 다시 다윗을 잡으러 쫓고 있는 내용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울이 울고 고백했던 것들은 거짓이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 순간 사울은 분명 감동을 느꼈고, 사울도 진심을 다해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럴 수 있습니까? 이럴 수 있는 것이 우리의 마음입니다. 예수님은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통해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하는 마음과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그 밖에 다른 일의 욕심으로 열매 맺지 못하는 마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사울의 상태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뉘우치고 눈물을 흘렸지만, 그것은 회개가 아니라 잠깐의 감정적인 동요와 후회였습니다. 진정한 회개는 “합당한 열매”를 드러냅니다. 열매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회개가 아니라 후회입니다. 나의 뉘우침이 진정한 회개, 합당한 열매를 맺는 회개가 되기 위해서는 지난날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3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기도하고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난 후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넘어, 하나님의 귀한 일꾼으로 온전히 서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시간 내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성찰이 있기 원합니다. 혹시 한 때 감동으로 품었던 반성과 뉘우침들이 있었다면, 그것들이 지금 어떤 열매로 맺혔는지 돌이켜 보기 원합니다. 감정적인 동요와 후회로만 끝났다면 이 시간 다시 돌이켜 볼 때, 정말 필요한 결단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결심하는 은혜가 임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분명한 믿음의 진보가 시작되길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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