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er than Honey | 말씀곱씹기 단맛이 날 때까지/사무엘상 [새 시대를 여는 사람]

사무엘상 29장 1-11절

Apis 2023. 3. 22. 08:00

1-2 블레셋 사람은 모든 군대를 아벡에 집결시켰다. 이스라엘은 이미 이스르엘에 있는 샘에 진을 치고 있었다. 블레셋의 장군은 연대와 사단 단위로 진군했고, 다윗과 그의 부하들은 아기스와 함께 맨 뒤에서 따라갔다.
3 블레셋의 지휘관들이 말했다. “이 히브리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와 있는 겁니까?”
아기스가 지휘관들에게 대답했다. “한때 이스라엘 왕 사울의 신하였던 다윗을 모르시오? 그는 오랫동안 나와 함께 지냈소. 나는 그가 사울에게서 망명한 날부터 지금까지, 수상쩍거나 못마땅한 점을 하나도 보지 못했소.”
4-5 블레셋의 지휘관들은 아기스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이 사람을 돌려보내십시오. 가서 제 일이나 충실히 보게 하십시오. 그는 우리와 함께 전쟁에 나가지 못합니다. 전투 중에 저쪽 편으로 돌아설 겁니다! 다시 돌아가서 제 주인의 마음을 얻기에 우리의 등을 찌르는 것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습니까! 이 사람은 히브리 사람들이 잔치 자리에서 이렇게 노래하며 칭송하는 그 다윗이 아닙니까? 사울은 수천 명을 죽이고 다윗은 수만 명을 죽인다!”
6-7 할 수 없이 아기스는 다윗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는데, 그대는 지금까지 믿음직한 협력자였소. 나와 함께 일하면서 모든 면에서 탁월했고 그대가 처신한 방식도 나무랄 데가 없었소. 그러나 장군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구려. 그러니 그대는 이제 평안히 떠나는 것이 좋겠소. 블레셋 장군들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 게 없소.”
8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요?” 다윗이 말했다. “내가 왕과 동맹한 날부터 지금까지 단 하나라도 불편하게 해 드린 일이 있었습니까? 왜 내가 내 주인이신 왕의 적들과 싸울 수 없습니까?”
9-10 “내 생각도 같소.” 아기스가 말했다. “그대는 좋은 사람이오. 내가 아는 한 그대는 하나님의 천사요! 그러나 블레셋 지휘관들은 ‘그는 우리와 함께 전쟁에 나갈 수 없다’며 강경하게 나오고 있소. 그러니 그대는 함께 온 부하들을 데리고 일찍 떠나시오. 날이 밝는 대로 바로 이동하시오.”
11 다윗과 그의 부하들은 일찍 일어나, 동틀 무렵에 블레셋 땅으로 돌아갔다. 블레셋 사람은 이스르엘로 계속 진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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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된 모습으로 살다 보면

사울이 신접한 여인을 찾아가 자신의 불안함을 해결하기 위해 죄를 짓고 있는 동안, 블레셋에 있던 다윗도 위기에 빠져 있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너무 깔끔하게 아기스를 속인 덕분에 아기스가 다윗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고, 아기스의 신뢰는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부대에 다윗의 부대를 참가시키는 것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거절하면 지금까지의 거짓이 드러나게 될 것이고, 그렇다고 참전하면 이스라엘의 왕으로 기름 부은 자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르게 되는 상황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지금까지의 행적과 말로 인해서 이런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오히려 아기스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지금 다윗은 위기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다윗은 이 위기를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해결할 능력이 없습니다. 이때, 하나님의 은혜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임하게 됩니다. 함께 소집된 블레셋의 방백들이 다윗의 참전에 불만을 표시한 것입니다. 아기스는 다윗을 믿을만하다고 강변하지만, 블레셋의 방백들은 다윗이 사울에게 돌아가기 위해 자신들을 배신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할 수 없이 아기스는 다윗을 빼고 전쟁에 나가기로 결정합니다. 그러면서 아기스는 자신은 다윗을 신뢰하지만, 다른 지휘관들이 싫어하니 불편을 만들지 말고 다윗에게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이에 다윗은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왜 자신이 전쟁에 참여할 수 없는지를 따져 물으며 아기스에게 항의합니다. 다윗이 전쟁에 참여할 수 없다는 말에 너무 좋아하며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되었겠지만, 그런다고 굳이 저렇게까지 했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아기스 앞에서 다윗의 입장도 있겠지만, 이것은 다윗이 풀어낼 수 없었던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렇다면 아기스 앞에서 아쉬움을 표시하는 정도로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고,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해 생각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지금 자신이 꾸미고 살던 - 블레셋 용병 대장의 삶에 너무 빠져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상황을 블레셋 용병대장처럼 만 반응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하나님께 기름 부음받은 다윗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나의 문제일 수 도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다 보면, 그러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도 그런 모습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나를 나로 드러내지 못하는 곳에는 가지 않는 것입니다. 피치 못할 상황 속에서 누군가 앞에서 나와 다른 모습으로 나를 드러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면, 더 과장해서 무엇인가를 보이려 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만큼만 절제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다니엘과 친구들은 이름을 바벨론식으로 바꾸는 것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상 앞에 드린 음식으로 자신들을 더럽히는 것은 거절하였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그 문제를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런 믿음을 스스로 훈련한 그들은 그 뒤로 펼쳐진 여러 상황 앞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블레셋에서는 모든 것을 상황에 맞췄습니다. 아니 블레셋으로 향한 걸음부터가 상황에 따른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오늘 본문처럼 우리가 아는 그 아름다운 다윗이, 하나님의 기름부음받은 다윗이 보이지 않게 된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참된 나를 확인하는 은혜가 임하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나의 삶의 모습을 말씀에 비추어보며, 가식적으로 살아가던 나의 모습이 드러나는 은혜를 누리기 원합니다. 그래서 바로 잡아야 할 내 삶의 모습을 바로잡고 하나님이 목적하신 나의 모습으로 더 가까이 나아가는, 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