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45장 16~28절
요셉의 형제들이 왔다는 소식이 바로의 궁에 전달되었습니다. 이에 바로는 기뻐하며 요셉의 가족들을 애굽으로 이주시키도록 명령하고 이를 준비시켜 줍니다. 요셉이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고백하였던 믿음대로 하나님이 일을 진행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이에게, 하나님의 때가 이르면 예상치 못했던 도움을 통해서라도 하나님은 일을 성취하십니다. 애굽의 통치자 바로는 이렇게 야곱 가족의 이주를 도울 뿐 아니라 가장 좋은 땅도 제공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이곳에서 모든 것을 준비해 줄 테니 나머지 살림들은 미련 없이 버리고 오라고 권합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진행하실 때, 세밀하게 모든 것까지도 준비시켜 주십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일이 성취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나는 하나님께 기도를 하면서도 내 속에서는 나름 계산하기에 몰두할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께 다 맡겼다고 말은 하지만, 정작 세부적인 것들을 내가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로 시작해서 수많은 플랜과 대응방식을 만들어 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하나님께 온전히 맡긴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맡기는 것은 하님께서 세심하게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준비해 주실 것을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분명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까지도, 내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에서 일을 진행시켜 주십니다.
이런 하나님의 능력을 포로 귀환을 통해 경험했던 이들은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리실 때에 우리는 꿈을 꾸는 것 같았도다 그 때에 우리 입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우리 혀에는 찬양이 찼었도다]. 이 찬양의 고백에 담긴 것처럼 그들은 자신들이 어떻게라는 계획을 하기 전에, 그리고 계획할 수 없던 부분까지 준비하시고 성취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그렇습니다. 형들도 꿈을 꾸듯이 요셉을 만나고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아들들의 말을 들은 야곱은 이 말을 듣고서도 믿을 수 없었고, 어리벙벙하여 정신이 나간 듯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요셉이 보낸 수레들을 보고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아들들의 말을 믿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죽어도 한이 없다. 내 아들 요셉이 아직 살아 있다니! 암, 가고말고! 내가 죽기 전에 그 아이를 보아야지!]
42장과 43장을 읽어가며, 야곱이 어떤 상태였는지를 나누었습니다. 야곱은 요셉의 죽음을 전해 들은 순간, 누구의 위로도 거절하였고 하나님과의 대화도 멈추었습니다. 그저 스스로 슬픔과 탄식 속으로 들어가 도무지 나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 야곱에게 들린 요셉이 살아 애굽의 총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꿈을 꾸는 것 같았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을 정도로 어리둥절한 전개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것을 확인하고 누려보기 위해 야곱이 자신이 들어가 있던 슬픔과 탄식의 골짜기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만약 하나님이 우리의 감정에 따라 반응하신다면, 하나님이 우리의 믿음 수준대로만 반응하신다면 … 우리 중 누가 그 은혜를 누릴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그렇게 행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내 감정이나 내 수준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하십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행하십니다. 하나님의 이런 신실하심이 우리에게 은혜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하나님을 경험으로 알았던 예레미야 선지자는 예루살렘의 멸망이라는 엄청난 사건 앞에서, 마음속으로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곰곰이 생각하며 오히려 희망을 가지는 것은,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이 다함이 없고 그 긍휼이 끝이 없기 때문이다. "주님의 사랑과 긍휼이 아침마다 새롭고, 주님의 신실이 큽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예루살렘의 멸망이라는 엄청난 사건 앞에서도 감히 희망을 품게 해준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연약하고 부족한 내가 매일 주님께서 이런 나에게 사랑과 긍휼 베풀어 주실 것을 기대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고 고백한 것입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소망을 품는 능력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믿고 붙들면 인생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자세가 변화되는 것입니다. 오늘 이 은혜가 누려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