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1 장 13-16절
[메시지성경 | 갈라디아서 1 장 13-16절]
13-16 여러분은 내가 전에 유대인의 방식대로 살 때 어떻게 행동했었는지 이야기를 들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 나는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하는 일에 전력을 다했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교회를 철저히 파괴하려고 했습니다. 내 조상의 전통을 지키는 일에 어찌나 열성을 다했던지, 그 면에서 나는 내 동료들보다 훨씬 앞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에도 하나님은 나를 향한 계획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내가 아직 모태에 있을 때, 그분은 너그럽게도 나를 택하시고 불러 주셨습니다! 그분은 내게 개입하시고 자기 아들을 나타내 보이셔서, 나로 하여금 기쁜 마음으로 그 아들을 이방인들에게 알리게 하셨습니다.
16-20 나는 부르심을 받자마자—내 주위의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나보다 먼저 사도가 된 사람들과 의논하러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도 않고—곧장 아라비아로 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다마스쿠스로 되돌아갔고,
갈라디아 교인들이 그렇게 빨리 복음을 떠나 율법주의적 삶을 선택한 것은, 내가 나를 신뢰하는 것이 [죄인의 본성]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자꾸만 내가 아직도 괜찮은 존재라는 생각에 무엇인가를 하려고 움찔거리 것입니다. 여기서 떠오르는 한가지 질문은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죄인된 인간의 본성이라면, 이것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일까요? 그렇다면 바울 사도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그렇다면 바울 사도 조차도 피하지 못하는 문제일텐데, 바울 사도는 자신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이렇게 말하는 것 일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바울 사도는 이 문제를 넘어서는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을까요?
오늘 본문에서 바울 사도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다른 시절이 아니라 [내가 이전에 유대교에 있을 때]로 표현되는 그리스도를 적대시하던 때를 말하고 있습니다. 바울 사도는 그 시절의 자신은 율법적으로 = 나의 힘을 의지하는 방식으로 살았으며,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교회를 박해하고, 파괴하던 사람이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에도 하나님은 자신을 향한 계획을 가지고 계셨고, 사랑으로 자신의 삶에 개입하셨다 고백합니다. 자신이 하나님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람이었는데도 하나님은 은혜로 다가오셨다 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지금 교회를 세우는 사도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런 과거는 묻어두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울 사도는 자신의 가장 부끄러웠을 그 기억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이렇게 되풀이하여 생각하며 그 기억을 간직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울 사도가 자신이 제법 괜찮은 존재라는 착각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내면에서 꿈뜰거리는 [죄 된 본성]을 이겨낸 능력입니다.
하나님은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말씀하셨습니다. 말씀처럼 우리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기억하지 않으십니다. 나의 죄 목록을 따로 보관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런데 이 말씀이 결코 나도 나의 죄인 되었던 시절을 잊는 것이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물론 그 시절을 기억하며 죄책감에 묶여 살라는 말씀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 말씀에는 나의 모든 죄과를 덮어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담겨져 있습니다. 아직 죄인 되었을 때 나를 찾아오신 하나님의 은혜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내 죄를 기억하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내가 그 시절을 기억하는 것은 내가 누린 은혜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내게 베풀어주신 그 사랑을 절대 잊지않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삼아 주신 은혜를 누리다 보면, 종종 내가 아예 죄인들과 다른 존재라고 착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의 상태가 누구보다 심각해 보였기에 긍휼히 여기셔서 먼저 나를 구원해 주신 것입니다. 내가 무엇인가 은혜를 누릴 구석이 있어서 은혜를 누린 것이 아닙니다. 가장 심각해 보였기에 은혜를 입은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구원을 얻고 하나님을 알게 된 것은 온전히 은혜이고 사랑으로 된 일입니다.
바울 사도는 이런 은혜를 항상 기억하기에, 자신을 죄인 중에 괴수, 죄인의 우두머리라고 표현합니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상태가 더 안좋은, 최악이었다는 고백입니다. 이것을 잊지 않는 바울 사도에게, 자신은 어떻게 생각해도 괜찮을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가 아니었으면, 살 가치조자 없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바닥을 잊지않고 살아가는 바울 사도는 하나님없는 자신을 상상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