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s 2024. 8. 7. 22:30

22 이스라엘 백성이 말했다. “당신과 당신의 아들과 당신의 손자가 우리를 다스려 주길 원합니다. 당신이 미디안의 폭정에서 우리를 구원했습니다.”

23 기드온이 말했다. “나는 절대로 여러분을 다스리지 않을 것입니다. 내 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통치하실 것입니다.”

24 이어서 기드온이 말했다. “다만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가 전리품으로 취한 귀걸이를 하나씩 내게 주십시오.” 이스마엘 사람은 금귀걸이를 찼으므로, 그들의 주머니마다 귀걸이가 가득했다.

25-26 그들이 말했다. “물론입니다. 모두 당신 것입니다!” 그들은 담요를 펴 놓고 각자 전리품으로 취한 귀걸이를 그 위에 던졌다. 기드온이 요청한 금귀걸이는 무게가 모두 20킬로그램 정도 되었다. 그 밖에도 초승달 모양의 장신구, 늘어뜨린 장식, 미디안 왕들이 입던 자주색 옷, 낙타들 목에 둘렀던 장식품들이 있었다.

27 기드온은 그 금으로 신성한 에봇을 만들어 자기 고향 오브라에 전시해 두었다. 그러자 온 이스라엘이 거기서 그것을 음란하게 섬겼고, 그 일은 기드온과 그의 집안에도 덫이 되었다.

28 이스라엘 백성이 미디안의 폭정을 꺾은 후로는, 그들에게서 더 이상 아무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기드온이 다스리는 동안 그 땅이 사십 년 동안 평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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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남서부의 도시 시라즈에는  알리 이븐 함마의 무덤이라는 이슬람 사원(Ali Ibn Hamzeh Holly Shrine)이 있습니다. 이곳은 유명한 관광지로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합니다. 이 사원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이곳에 보석처럼 빛나는 타일로 둘러싸인 방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방에 대해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는 이 방을 설계할 때는 지금과 달랐다고 합니다. 원래는 이 방의 돔 안쪽을 거울로 꾸미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거울을 멀리서 가지고 왔습니다. 그런데 그만 이 거울이 깨지는 사고가 벌어진 것입니다. 어떻게 수습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모두가 당황해할 때, 그 공사의 책임을 맡은 한 전문가가 거울 더 작게 깨뜨려 타일처럼 장식하도록 지시를 해서 생긴 방이라고 합니다. 작업하는 인부들은 어떻게 되지 알지 못했지만 시키는 대로 작업을 했고,  모든 작업을 끝낸 다음 날 아침 햇빛이 그곳을 비췄을 때 보석처럼 빛나는 그 아름다움에 경탄을 금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전문가의 안목은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며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런 걸작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Ali Ibn Hamzeh Holy Shrine

 

이런 관점으로 보면 사사기도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보시고 그것을 사용해 걸작품을 만드신 하나님의 이야기입니다. 사사기는 영적으로 어두운 시대였지만, 하나님이 사람들을 사용하셔서 그 어두움을 조금씩 밝혀가신 이야기입니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자격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을 사용해서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내용입니다. 사사기에서 보면 하나님은 능력이 있는 자를 골라서 사용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능력이 없고 부족한 이들 - 장애가 있고, 여자이고, 용기가 부족한 자들을 통해 승리를 얻게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그들을 어떻게 고르셨을까요? 무엇보다 사사시대에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이들에게 가장 원하셨던 덕목은 무엇이었을까요? 여기서 질문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사사기에 등장하는 사사들 중 누가 사사기를 대표하는 인물일까요?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의 선진들을 소개하다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11:32) 내가 무슨 말을 더 하리요 기드온, 바락, 삼손, 입다 … 기드온을 가장 앞에 두고 사사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사기의 전체적인 분량*과 구조를 보아도 사사기의 중심에는 기드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 사사기의 분량을 보면 … 옷니엘 5절 / 에훗 1장 / 드보라와 바락 2장 / 기드온 3장 / (아비멜렉 1장) / 입다 2장 / 삼손 3장으로 되어있습니다. 또 사사기의 구조를 보면, 옷니엘은 사사들의 이야기의 서론에 해당하고, 그다음에는 동쪽 베냐민의 고독한 영웅 에훗(육체적 약함), 그리고 여인이 등장하는 드보라, 그 중앙에는 기드온 - 아비멜렉이, 그리고 다시 여인이 등장하는 입다가, 그다음에는 서쪽 단 지파의 고독한 영웅 삼손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은 기드온을 무엇을 보시고 그를 사사기의 중심에 두셨을까요? 그것은 사사시대를 특징짓는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던 풍조 속에서, 이스라엘을 다스려 달라는 장로들의 요구에 나는 절대로 여러분을 다스리지 않을 것입니다 …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통치하실 것입니다 라는 분명한 믿음의 고백을 기드온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상 풍조가 어떠하든 온전히 왕이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기드온을 하나님께서는 사사기의 중심에 세우시고, 그 기드온의 고백을 사사시대의 어두움 가운데 빛이 나도록 밝혀두신 것입니다. 

 

히브리서에 등장하는 수많은 믿음의 선진들, 에녹, 노아, 요셉, 모세, 라합, 다윗, 엘리야, 에레미야, 이사야, 다니엘과같은 이들이 바로 이런 믿음으로 시대를 밝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절대 진리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오늘을 살아면서 나에게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절대 진리가 존재함을 고백하며 살아내는 믿음이 있다면, 하나님은 그런 삶과 믿음을 시대 가운데 빛나도록 세워 두실 것입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