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s 2023. 1. 8. 05:00

10-18 그래서 사무엘은 그들에게 말했다. 왕을 달라고 요청하는 백성에게 하나님의 경고를 전했다. “여러분이 말하는 왕이 다스리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그는 여러분의 아들들을 데려가 전차병과 기병, 보병 등의 군사로 삼고 대대와 중대로 편성할 것입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왕의 농장에서 강제노역을 시켜 밭을 갈고 추수하게 하고, 어떤 이들에게는 전쟁 무기나 왕의 호사스러운 전차를 만들게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딸들을 데려가서 미용사와 종업원과 요리사로 부릴 것입니다. 그는 여러분의 가장 좋은 밭과 포도원과 과수원을 빼앗아 왕의 가까운 친구들에게 넘겨줄 것입니다. 왕의 수많은 관료들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분의 작물과 포도에 세금을 매길 것입니다. 여러분이 소유한 가장 뛰어난 일꾼과 가장 건강한 짐승들을 데려다가 자기 일에 쓸 것입니다. 여러분의 양 떼에 세금을 부과하여 결국 여러분을 종이나 다름없이 부릴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토록 원했던 왕 때문에, 절박하게 부르짖을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 하나님의 응답을 기대하지는 마십시오.”

19-20 그러나 백성은 사무엘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아닙니다!” 그들은 말했다. “우리도 우리를 다스릴 왕이 있어야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도 다른 모든 나라처럼 될 것입니다. 왕이 우리를 다스리고 지도하며 우리를 위해 싸워 줄 것입니다.”

21-22 사무엘은 그들의 말을 받아서 하나님께 그대로 아뢰었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의 말을 들어주어라. 그들에게 왕을 세워 주어라.”

그 후에 사무엘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흩어 보냈다.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각자 자기 성읍으로 돌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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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께 어떤 것까지 기도할 수 있을까요?

 

사무엘은 기도를 통해 자신의 깊은 감정까지 만져주시는 하나님의 위로를 경험했습니다. 이제 사무엘은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대로 왕을 세우면 당하게 될 폐해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말도 이스라엘의 귀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막무가내로 그래도 우리에게 왕이 필요합니다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왕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도 다른 나라들 같이 되기 위함입니다. 이는 가나안 정복 이후, 사사 시대를 지나면서 계속해서 일어났던 갈등입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이끄시면서 요구하신 것을 요약하면 하나님의 백성으로 정체성을 지키라는 한 가지입니다. 그래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은 요단을 건너자마자 할례를 행했고, 유월절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가나안 정착이 진행되면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정체성을 지키기보다는 점차 가나안 사람들처럼 되어갔습니다. 그들의 도덕 수준을 따라갔고, 그들의 종교를 흉내 냈습니다. 그렇게 살았던 사사시대에 대한 진단은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입니다.  

 

하나님이 왕을 허락하시지 않았으니까,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라는 표현은 단지 왕정시대에 대한 복선으로 기록된 것만은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살아가는 모습이 왕되신 하나님을 따르는 하나님의 백성의 정체성을 잃었기에 받은 진단인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스라엘은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처럼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의 정체성보다는 좀 더 쉽게 남들처럼 살고 싶습니다. 이것은 오늘을 사는 나의 갈등이기도 합니다. 왜 꼭 그렇게 답답하게 …, 유난을 떨면서 까지 …, 너무 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 이런 식으로,  살짝 남들처럼 살고자 하는 마음이 내 안에 자리 잡기도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런 마음까지도 하나님께서 들어주신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이런 노골적이 요구에도 하나님은 그 안에서 최선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다윗 같은 왕을 준비하셔서, 왕을 세우고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 수 있는 길들을 찾고 준비해 주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나를 대해 주시는 방식입니다. 믿음 안에서 성도를 대해 주시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이고, 인자와 긍휼의 수준입니다. 이것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현장에서 보며 깨달았던 예레미야 선지자는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 소이다 고백했습니다. 메시지 성경은 이렇게 풀어줍니다. 하나님의 신실한 사랑은 다함이 없고, 그분의 자애로운 사랑은 마르는 법이 없다. 그 사랑은 아침마다 새롭게 창조된다. 주의 신실하심이 어찌 그리도 크신지!

 

그 하나님의 마르지 않고 다함이 없는 사랑이 오늘도 나의 삶을 붙들고 계십니다. 그 하나님은 신실하십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백성의 정체성을 못 지키겠다며 찾아온 이스라엘 조차도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십니다. 그 하나님은 어떤 문제와 고민이라도, 정말 그 무엇까지도  일단 하나님 앞에 꺼내어 놓으라 하십니다. 내 생각에는 하나님 앞에서 다뤄지지 못할 것처럼 보이는 그 문제에 대해서도, 하나님은 하나님의 선한 길을 예비하고 계십니다. 성경은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중에 누가 …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

 

오늘도 이런 하나님의 마음을 느껴가는 은혜를 누리기 소원합니다. 꾸며진 가식이 아니라 있는 모습그대로…, 상한 마음 그대로하나님께 나아갈 , 하나님이 예비하신 선한 은혜가 나의 삶을 붙들어 주실 것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마르지 않고 다함이 없는 사랑, 은혜 다시금 누리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