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s 2022. 12. 29. 05:00

2 궤가 기럇여아림에 정착하고 이십 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온 이스라엘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널리 퍼져 나갔다.
3 그 후에 사무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했다. “여러분이 진심으로 하나님께 돌아오려거든, 집을 깨끗이 정리하십시오. 이방 신들과 다산의 여신들을 없애고, 하나님께 기초를 단단히 두고 오직 그분만 섬기십시오. 그러면 그분께서 여러분을 블레셋의 압제에서 구원하실 것입니다.”
4 그들은 그대로 행했다. 바알과 아스다롯 신상을 없애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그분만을 섬겼다.
5 그 후에 사무엘이 말했다. “모든 사람을 미스바로 모이게 하십시오. 내가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6 그래서 모든 사람이 미스바에 모였다. 그들은 정결하게 하는 의식으로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가 하나님 앞에 부어 드렸다. 그리고 하루 종일 금식하며 “우리가 하나님께 죄를 지었습니다” 하고 기도했다.
이렇게 사무엘은 그곳 미스바에서 거룩한 전쟁에 대비해 이스라엘 백성을 준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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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모해야 할 은혜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의 역사 가운데 아주 특별한 전환점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선택하신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하지만 말씀에 기록되었듯이 그들은 목이 곧은 백성이었습니다. 그들은 쉽게 믿음을 버렸고, 마음을 완악해져서 하나님을 떠나던 족속이었습니다. 그런 이스라엘을 하나님은 징계하셨고, 그 결과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돌이킨 역사가 성경에 몇차례 기록되고 있습니다. 가데스바네아에서 하나님의 능력이 아니라 가나안 사람들을 보고 겁에 질려 하다가 20세 이상의 모두가 죽고 광야에서 40년을 보내고서 이스라엘은 회복되었습니다. 또 사사시대에 수차례에 걸쳐 [범죄-징계-회개-구원]이 반복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몇차례 이스라엘의 회복이 있었지만, 그것들은 다 하나님의 징계나 특별한 지도자로 인해 진행된 회복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사건은 이것과는 좀 다릅니다. 오늘 본문에도 특별한 지도자 사무엘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의 회복은 사무엘이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모든 사건은 하나님의 은혜로 시작됩니다. 오늘 보기 원하는 것은 은혜 다음에 작용하는 특별함입니다. 분명 벧세메스로 돌아온 하나님의 언약궤는 은혜였습니다. 그런데 그 은혜가 온 이스라엘을 향해 전파된 것은 그것을 거룩하게 구별한 기럇여아림 사람들로 인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은혜의 물결은 이스라엘 온 족속이 여호와를 사모하게 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펼쳐지자, 사무엘은 그 은혜를 온전히 누리기 위한 길을 제시합니다. 만일 너희가 전심으로 여호와께 돌아오려거든 이방 신들과 아스다롯을 너희 중에서 제거하고 너희 마음을 여호와께로 향하여 그만을 섬기라. 이것은 믿음의 원칙입니다. 만일 우리가 마음으로 하나님을 간절히 바란다면 내가 관심두었던 모든 것을 십자가 아래에 내려놓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나는 많은 순간 그 다음에 이어지는 그리하면 너희를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건져내시리라와 같은 부수적인 내용들에 마음이 쏠립니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는 것들도 어떤 때는 하나님께 향하려는 우리의 마음을 가리울 때가 있습니다. 이 문장은 앞 부분이 선행되면, 뒤에 내용은 그냥 따라오는 종속관계입니다. 그런 문장의 뒷부분을 아무리 묵상해도 앞부분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즉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를 붙들고 간절히 기도해도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게 되는 성령의 역사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한다면 이 모든 것을 더하시는 은혜는 따라 오는 것입니다. 

본문의 이스라엘처럼 이에 이스라엘 자손이 바알들과 아스다롯을 제거하고 여호와만 섬기면, 그 뒤에 일어나는 사건은 하나님이 책임지십니다. 이스라엘의 결단이 분명하게 보이자, 사무엘은 이스라엘을 미스바로 모아 기도하자고 합니다. 아마 이들은 미스바로 모일 때, 하나님을 향하는 자신들의 마음을 더 분명히 하고자 모였을 것입니다. 두에 이어지는 에벤에셀의 승리를 기대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결단하고 미스바에 모일 때, 하나님은 이미 에벤에셀의 은혜를 준비하시고 계셨습니다. 이스라엘을 위한 평화를 예비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기억해야 할 것은 미스바를 통해 누린 가장 큰 은혜는 에벤에셀의 승리와 평화가 아닙니다. 미스바의 회개를 통해 이스라엘이 누린 가장 큰 은혜는 [왕이 없던] 이스라엘의 마음에 다시금 하나님이 왕으로 자리하신 은혜입니다. 400여년 사사기의 영적인 어두움이 걷어진 것입니다. 희귀하던 여호와의 말씀이 이스라엘 가운데 회복된 것입니다. 한 마을, 한 가정의 거룩한 구별됨으로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마음 위에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위한 결단이 서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결단한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였을 때, 놀라운 믿음의 역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온 나라의 영적인 분위기가 달라진 것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일하고 계십니다. 그 하나님은 오늘을 살아가는 나를 주목하고 계십니다. 오늘 내가 드리는 예배를 통해 은혜가 흐르게 된다면, 오늘 기도의 자리가 나의 결단이 일어나는 자리가 된다면, 오늘 내가 하나님의 말씀 앞에 전심으로 엎드린다면, 하나님은 그런 나를 통해 내 가정과 내 주변을 바꾸어 가실 것입니다. 이미 예비하신 하나님의 은혜의 물결이 내 삶을 채우게 될 것입니다. 이 은혜를 누리는 삶을 위해 따라야 할 말씀을 기억하는 은혜 누리기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