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23장 14-18절
14-15 다윗은 사막의 은신처와 변경의 십 광야 산지에 계속 머물렀다. 사울은 날마다 그를 찾아다녔으나, 하나님께서 다윗을 그의 손에 넘겨주지 않으셨다. 사울이 다윗의 목숨을 노리고 뒤쫓기로 작정한 것이 분명해지자, 다윗은 사울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 십 광야의 호레스에 숨었다.
16-18 사울의 아들 요나단이 호레스로 다윗을 찾아와서, 하나님 안에서 그를 위로하며 말했다. “절망하지 말게. 내 아버지 사울은 자네에게 해를 입힐 수 없네. 자네는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이고, 나는 자네 곁에서 도울 것이네. 내 아버지도 그것을 알고 있다네.” 그리하여 두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언약을 맺었다. 다윗은 호레스에 남고 요나단은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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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요나단이 되고 싶습니까?
그일라를 벗어난 다윗은 광야를 전전하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이 모습을 말씀은 이렇게 묘사합니다. 사울이 매일 찾되 하나님이 그를 그의 손에 넘기지 아니하시니라. 이 말씀은 분명 은혜로운 말씀이지만, 너무 무겁고 힘겨운 말씀입니다. 내 표현으로 바꾸면, 매일 문제를 맞닥뜨리지만, 하나님이 결코 문제가 나를 삼키지 못하게 하셨다 일 것입니다. 실은 내가 일반적으로 바라는 은혜는 매일 고난을, 아픔을, 눈물을 맞닥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나를 나의 기대대로 가만히 놓아두지 않으실 때가 더 많습니다. 지금 다윗은 매일을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되는 매일은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아마 다윗도 충분히 지쳐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이렇게 지쳐가는 다윗을 어떻게 위로하시고, 새 힘을 얻게 하셨을까요? 하나님이 사용하신 방법은 믿음의 친구-동역자를 통한 위로였습니다. 사울은 찾아도 찾지 못하는 다윗에게 요나단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격려합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 아버지 사울의 손이 네게 미치지 못할 것이요 너는 이스라엘 왕이 되고 나는 네 다음이 될 것을 내 아버지 사울도 안다. 지금 다윗은 지쳐있습니다. 사람들은 지치면 모든 것이 다 귀찮고 그만두고 싶어 집니다. 아무리 해도 상황이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포자기하게 됩니다.
이런 다윗에게 요나단은 놀라운 말을 하고 있습니다. 너는 반드시 왕이 될 것이다. 그것은 내 아버지 사울도 아는 일이다. 어쩌면 지금 다윗은 그저 살아남는 일에도 전전긍긍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자신이 기름 부음 받은 존재라는 것도 잊고, 왕이 될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다윗에게 요나단은 네가 왕이 된다는 것은 세상 모두가 다 아는 일이라고, 너를 쫓는 사울 왕조차 아는 일이라고 일깨워 준 것입니다. 이런 요나단의 말은 다윗에게 하나님을 힘 있게 의지하게 하였습니다. 다시금 꿈을 꾸고, 지친 마음을 추스르게 하였던 것입니다.
이런 요나단의 모습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나에게, 특별히 내 주변에 지치고 힘겨운 이들에게 무엇인가 도움이 될 수 없을까? 하는 마음을 품은 모든 이들에게는 엄청난 도전입니다. 그렇다면 요나단은 어떻게 이렇게 놀라운 일을 행할 수 있었을까요? 요나단을 묵상해보면, 그것은 요나단에게 두 가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다윗에 대한 요나단의 한결같은 사랑입니다. 또 하나는 요나단의 자신의 권리에 대한 포기입니다. 아무 욕심 없이 다윗을 사랑하는 요나단이기에 다윗에게 이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자리에 설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그 사람에 대한 나의 권리를 내려놓고, 아무 욕심 없이 그 사람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품을 때 이런 놀라운 역할을 감당하는 자리에 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이 어려운 것 일까요? 욕심 없이 가 어려운 것일까요? 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을 표현하면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않음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아직 욕심을 품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내 사랑은 좀 더 연단되고 준비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나의 삶에 욕심을 털어내고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표현해야 할 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은혜가 임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렇게 관계 속으로 나아갈 때에 나도 한번쯤 누군가에게 요나단이 되는 순간이 경험되기를 소원합니다. 그런 믿음의 기대를 품고 살아갈 때, 어쩌면 오늘 어느 순간 삶의 자리에서 참된 사랑으로 나를 채우시고 내 주변을 덮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게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