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15장 1-9절
1-2 사무엘이 사울에게 말했다. “하나님께서 나를 보내시고 왕께 기름을 부어, 그분의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릴 왕으로 삼게 하셨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다시 들으십시오. 만군의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2-3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올라올 때 아말렉이 매복해 있다가 이스라엘을 기습했으니, 이제 내가 그들에게 원수를 갚겠다. 너는 이렇게 하여라. 아말렉과 전쟁을 벌이고 아말렉과 관계된 모든 것을 거룩한 저주 아래 두어라. 예외는 없다! 남자와 여자, 어린아이와 아기, 소와 양, 낙타와 나귀까지 모조리 진멸해야 한다.’”
4-5 사울은 들라임에 군대를 소집하고, 이스라엘에서 군사 이백 개 부대와 유다에서 따로 열 개 부대를 뽑아 출정 준비를 했다. 사울은 아말렉 성을 향해 진군하여 계곡에 매복했다.
6 사울은 겐 사람에게 전갈을 보냈다. “나올 수 있을 때 거기서 나오시오. 지금 당장 성읍에서 대피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도 아말렉 사람과 함께 당할 것이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올라올 때 당신들이 친절을 베풀었기 때문에 이렇게 경고하는 것이오.”
겐 사람은 그의 경고대로 그곳에서 대피했다.
7-9 그러자 사울은 계곡에서부터 멀리 이집트 경계 근처에 있는 수르에 이르기까지 아말렉을 추격했다. 그는 아말렉 왕 아각을 생포했다. 다른 모든 사람은 거룩한 저주의 규정대로 죽였다. 그러나 사울과 그의 군대는 아각을 비롯해 가장 좋은 양과 소는 살려 두었다. 그것들에는 거룩한 저주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 그 외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모두 거룩한 저주의 규정대로 죽였다.
가장 중요한 싸움
믹마스 전쟁 이후 사울이 외형적인 승리에 도취되어 하나님을 잊고 있던 사울에게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왕으로 해야할 일을 맡기십니다. 그것은 아말렉을 진멸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말렉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왔을 때, 이스라엘을 대적했던 족속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아무런 무장도 갖추지 못한ㅡ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거대한 난민무리처럼 보이는 행태였습니다. 그런 이스라엘이 당신 그 지역의 최강자였던 아말렉에 위협을 가할 수는 없었으니 그것은 순전히 아말렉의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었습니다.
물론 그 싸움에서 이스라엘은 승리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승리였습니다. 이스라엘은 승리의 감격에 단을 쌓고 여호와 닛시=여호와는 나의 깃발 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승리임을 분명하게 했습니다. 하나님은 이 때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말렉으로 더불어 대대로 싸우리라. 하지만 이런 하나님의 계획은 미뤄지고 미뤄졌습니다.
사사 시대에 이스라엘이 아말렉과 싸웠지만, 그것은 아말렉의 침략을 막아내는 싸움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아말렉과 싸울 군대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스라엘은 정규군이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이 군대는 게속되는 싸움(사울의 승리)을 통해 단련이 되어있었습니다. 이 때 하나님의 명령이 사울에게 임하십니다. 이것은 사울에게 기회였습니다. 사울에게 이런 일을 맡겨주신 것은 하나님과 사울의 관계를 풀어낼 기회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명령은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것입니다. 진멸(=Herem, 모든 것을 다 죽여 없애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잔인한 하나님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이런 의미에서 진멸은 여기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아직 저의 배움으로 이 주제를 바르게 해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진멸이란 말은 분리하다, 하나님께 드리다 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너무 부정해서 또는 하나님께 바쳐졌기에 그것과 접촉할 수 없도록 분리해내는 것입니다. 전쟁의 전리품 마저 다 하나님께 드리는, 그러기 위해서 이 땅에서 없애는 전쟁이어서 그래서 진멸을 ‘하나님의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사울은 군대를 이끌고 아말렉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진멸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울과 그의 군대는, 아각뿐만 아니라, 양 떼와 소 떼 가운데서도 가장 좋은 것들과 가장 기름진 짐승들과 어린 양들과 좋은 것들은, 무엇이든지 모두 아깝게 여겨 진멸하지 않고, 다만 쓸모없고 값없는 것들만 골라서 진멸하였다… 말씀은 증거합니다. 사울의 군대에 필요한 전리품을 챙긴 것입니다.
사울에게는 이 전쟁도 자신의 전쟁이었습니다. 자신과 자신의 군대의 승리였습니다. 사울은 하나님의 말씀보다 자신을 따르는 군대를 더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랬기에 사울은 자신의 군대를 위한 전리품이 필요했습니다. 자신을 더 잘 따르도록, 자신에게 힘이 되어주도로… 군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울의 범죄는 이미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던 그것이 밖으로 드러난 것일 뿐입니다. 사울이 평소에 마음에 하나님이 아닌 자신의 군대와 능력을 믿고 살았기에 그것이 드러난 것 뿐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저도 똑같습니다. 평소 마음에 무엇이 담겨있는지에 따라 문제와 상황 앞에서 반응이 나옵니다. 문제가 커서 … 상황이 어려워서 … 라고 변명을 해보지만, 이미 마음의 싸움에서 지고 있으면 지는 것이고, 마음에서 준비하고 있으면 믿음으로 이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소에 마음에 무엇을 담고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이것을 잘 표현하는 말씀이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입니다.
이것을 잘 이해했던 시편기자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내가 주께 범죄하지 아니하려 하여 주의 말씀을 내 마음에 두었나이다. 마음에 말씀이 담겨있으면, 결국 문제 앞에서 말씀을 떠올립니다. 어떤 상황을 만나도 말씀을 붙들게 됩니다. 이것을 알기에 시편기자는 바로 그 앞 절에서 이렇게 간구합니다 내가 전심으로 주를 찾았사오니 주의 계명에서 떠나지 말게 하소서. 시편 기자의 고백이 오늘 내 마음의 고백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주의 말씀으로 채움받는 은혜를 매일 누리게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