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s 2024. 4. 27. 22:30

9-11 그때,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에서 오셔서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물에서 올라오시는 순간, 예수께서는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영이 비둘기같이 그분 위에 내려오는 것을 보셨다. 성령과 더불어 한 음성이 들려왔다. “너는 내가 사랑으로 선택하고 구별한 내 아들, 내 삶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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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를 받으신 예수님

 

예수님께서 자기의 사명을 알고 광야에서 그 사명에 맞게 흔들림 없이 살아가는 세례 요한에게 오셨습니다. 다른 복음서에서는 세례 요한과 예수님 사이의 대화가 기록되어 있지만, 마가복음은 그런 부분은 전혀 다루지 않습니다. 마가의 복음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빠트리지 않고 서술하기보다는 숨 가쁘게 전개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을 현장감 있게 담아내려고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함께 뛰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가는 예수님의 세례를 군더더기 없이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때,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에서 오셔서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세례 요한의 만류와 예수님의 겸손하신 대답은 건너뛴 마가는 그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에서 올라오시는 순간, 예수께서는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영이 비둘기같이 그분 위에 내려오는 것을 보셨다]. 마가가 담아내고 싶은 복음은 바로 이렇게 역동적으로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그 복음은 하늘의 하나님이 함께 진행시키시는 이야기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나타난 복음은 하나님의 영이 함께하시는 복음이고, 하나님이 인정해 주시는 복음입니다.

 

이렇게 세례를 마치신 예수님을 향해 하나님의 영이 임하실 뿐 아니라 분명한 음성이 들렸습니다 [너는 내가 사랑으로 선택하고 구별한 내 아들, 내 삶의 전부다]. 복음의 주체이신 예수님은 하나님이 인정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하나님의 기쁨을 누리시는 하나님의 전부(=본질)이십니다. 예수님을 통해 진행되는 이야기가 우리에게 복음이 되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분명 나사렛에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예수님의 진짜 신분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본질이시며,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아들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이야기는 하나님이 일하시는 이야기이고 하나님이 전해주시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상황과 처지를 넘어 귀한 복음이 되는 것입니다. 

 

나는 마가가 전한 복음을 읽고 있습니다. 복음서에 담긴 메시지를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마가가 전한 예수님의 이야기를 어떻게 듣고 있을까요? 순간 이야기들을 복음으로 받으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님의 음성으로, 하나님이 하시는 일들로 받아들이는 것일까요? 아니면 혹시 지금 나는 마가가 전한 예수님의 이야기를 그냥 내가 듣는 수많은 이야기들 하나로 듣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순간 성령 하나님이 나에게 역사하셔서 귀에 말씀들이 분명한 복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려지기를 기대합니다.